[연구]인권, 한 발 더 내딛기 위해 : 2019 활동가 조사 결과가 말하는 것

정민석
2020-02-01

힘든 활동 조건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는 인권활동가들을 만났습니다.

인권운동이 활동가들의 헌신과 희생에만 의지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인권운동의 ‘다음’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직접 듣고 싶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활동가 조사>에는 활동가로서의 삶이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제 길을 가고 있는 이들의 현재 상황, 그리고 뒤따르는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이들의 상황을 살피고 이야기를 듣는 것이, ‘다음’을 같이 고민하는 시작점이 되길 바랍니다.

 

조사 개요
  • 조사대상 : 전국 92개 인권단체
  • 조사 방법

- 인권단체 설문조사 : 71개 인권단체 참여 (응답율 : 74.0%) 

- 인권활동가 설문조사 : 125명 참여 

- 심층 인터뷰 : 20명 (9명은 비서울 지역)

  • 조사 기간 : 2019년 6월~8월
  • 조사 주체 : 재단법인 인권재단사람,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더하기 



‘인권의 저자’로 ‘이야기꾼’으로 ‘고통의 곁을 지키는 사람’으로 표현되는 인권활동가들은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언제까지 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떠나고, 누군가는 활동의 비전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권 운동과 멀어지기도 합니다. 이때 남은 사람들은 안타까움과 초조함 그리고 막막함이라는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2019년 한 해 동안 활동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권운동이 앞으로 해 나가야 할 과제와 역할, 활동가를 위한 사회적 지원과 대안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주목할만한 다섯가지 결과를 소개합니다.



1. 단체의 법적성격은 무엇인가요? 


인권단체는 유연한 조직 운영,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활동 방식으로 인권침해 감시 활동을 해야 하다 보니 임의단체로 운영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응답자의 49.6%는 소속 단체에 직위 구분이 없다고 하였고 동료 활동가와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2. 단체의 월평균 정기후원금은 얼마인가요? 


인권단체의 월평균 정기후원자 수는 263명, 월평균 후원금은 약 334만 원. 하지만 인권단체의 50% 이상이 200만 원 이하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임의단체이거나 활동 경력이 짧을수록 후원금이 적었습니다. 1명의 인권활동가 인건비를 지급하고, 사무실 운영비로 쓰기에도 버거운 재정상태입니다.



3. 최저임금 이상의 활동비를 지급받고 있나요? 


2019년 기준 최저임금은 1,745,150원(209시간 기준)입니다. 최저임금이 기준이 될 수 없지만, 그마저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인권단체가 43.9%입니다. 상근, 반상근 활동가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인권단체까지 포함하면 전체 60%가 넘습니다.

 


4. 소속단체 활동가들과 같은 목표를 위해 활동하고 있나요?


응답자의 81.6%가 동료 활동가들과 같은 목표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87.2%는 활동 목표와 운영계획 등을 수립할 때 서로 협의하며 진행하고 있다고 하였고, 63.2%는 소속 단체에서 의견 개진의 어려움이 없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이는 많은 인권단체가 평등하고 민주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5. 5년 후에도 인권활동을 지속하고 싶나요? 


인권단체의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응답자의 76.1%가 5년 후에도 인권활동을 지속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인권활동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한 이유 중 하나가 ‘몸과 마음이 고되도, 휴식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서’,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입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권활동가 10인으로 구성된 기획단이 모든 조사 과정을 함께하였습니다

인권활동가 10인으로 구성된 기획단이 모든 조사 과정을 함께하였습니다. 



인권활동가에게 사회적 안전망을 


총 26개 문항으로 구성된 인권단체 설문, 총 47개 문항으로 구성된 인권활동가 설문. 20명의 인권활동가를 만나 이야기 나눈 시간은 총 33시간, 그리고 505쪽의 녹취록. 활동가 조사 자료에는 인권운동의 현재가 담겨 있습니다. 긴 여정이었지만 인권운동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인권활동가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길 위에 서 있는 인권활동가들은 함께 활동하는 동료를 믿고 꿋꿋이 버텨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인권재단 사람은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활동가 조사> 결과에 담긴 의미를 계속 살피면서 인권활동가에게 필요한 지원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019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활동을 활동가조사] 전체 결과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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